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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 돌아보기/독후감상문

[린치핀]책을 읽고

by simplify-len 2022. 12. 26.

린치핀 그거 너만 몰랐던거야?

 린치핀이라는 책을 읽으며,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실타래처럼 꼬인 생각을 하나씩 풀어보면서 이야기해볼까 한다.

 린치핀을 왜 이야기해야 할까?

 '린치핀'이라는 도구는 자동차나 수레에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끼우는 핀으로 핵심이나 구심점을 의미한다. 세스 고딘은 린치핀에 대해서 왜 언급했을까? 질문을 던져보자.

이 책이 나온 시점은 2010년이다. 특정 시점에서는 린치핀 책이 중고가가 10만 원에 팔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 시점에서만큼은 사람들의 니즈에 부합했던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에는 분명 개발자라는 직업이 3D로 취급되던 시절임이 명확했었다. 그러나, 2023년이 곧 도달하는 지금은 어떠할까? Youtube, 숨고, 탈잉 등의 플랫폼이 린치핀을 더 많이 양성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대상의 추세에 맞춰 변화되는 사회 때문인지 이 책의 내용이 새롭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평범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린치핀을 원하는 회사가 많기 때문이다. 공급과 수요 관점에서 여전히 린치핀은 뜨거운 감자일 것이다.

 

관점을 디자인하라 vs 린치핀

 관점을 디자인하라 책고 비교되는 것은 이 책은 일관되게 하나의 목소리를 외친다. '우리는 린치핀이 되어야만 한다.' 추측건대, 관점을 디자인하라 책도 결과론적으로는 린치핀이 되길 원했을 것이지만 책 속에 내용의 방향이 여러 방향으로 분산되어 있어 신뢰성이 떨어졌다. 반대로, 린치핀은 '우리는 린치핀이 되어야만 한다.'라는 내용을 증명하기 위한 기승전결이 명확하지 않았나 싶다.

린치핀이란 무엇인가? > 린치핀이 왜 필요한가? > 린치핀이 되기 어려운 이유 > 린치핀이 될 방법 > 린치핀이 되어야 한다.

 

아미그달라, 도마뱀뇌에 대해서

 부끄러운 얘기지만 요즘 나는 이직으로 인해 하루에도 메일함을 수십번 확인한다. 심지어 내가 해야 할 오늘 TODO 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마도 내 도마뱀 뇌가 수시로 동작하고 있나 보다.

 아미그달라(생긴 게 도마뱀 뇌처럼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aka 도마뱀 뇌) 라는 기관은 사전에 따르면 '감정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감정 중에서도 두려움의 정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강한 충격이나 공포의 기억을 저장하며, 생존에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도마뱀 뇌를 저항이라 하고 반대되는 개념이 정령이다. 정령은 훌륭한 생각, 혁신적인 통찰, 너그러움, 사랑, 관계, 다정함이라 정의하고 정령과 다르게 세상을 욕하는 데 쏟는 시간을 저항이라 한다.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 도마뱀 뇌(저항)라고 표현되는 것에 대해서 인정한다. 실제로 이 도마뱀 뇌는 시간이 지날수록 영악해져서 취업 준비생 시절에 비해 지금의 나는 꽤 두려움을 피하고 살고 있다. 어렵다고 느끼는 것, 힘들다고 느끼는 것 등이 대표적인 예시이지 않을까? 나이를 먹을수록 보수적으로 변한다는 근거도 아마도 도마뱀 뇌 때문이지 않을까?

 

나는 방향성보다 결과에 집중하고 있더라.

 생각보다 내 주변에는 개발자로서 대단한 친구가 많다. 이직할 때 연봉을 300% 상승시켜서 이직했다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로 꽤 큰 거액을 취했다거나, 기술적 탐구로 토스에서 많은 사람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거나. 나도 그런 친구를 살펴보면서 동일한 결과를 만들기 위한 액션만 취한 게 아닐까? 그래서 근시안적 결과에 취해 있던 건 아닐까 싶다. 사실 앞에서 언급한 친구들은 방향성 자체가 처음부터 일반적인 개발자가 가졌던 생각과 행동에 비해 아주 달랐었다.

 나의 방향성은 어디에 있는가? 어쩌면 나의 방향성이 실패하지 않을까 싶은 두려움이 도마뱀 뇌를 자극하고 있는 건 아닐까? 사실은 어떤 과정이던 저항을 극복하는 게 중요한 부분일 텐데 말이다. 힘든 일 일수록 가치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는 물음표가 남는다.

이 모든 것은 선택의 문제다. 두려움에 굴복하고 시스템에 항복하는 선택을 할 것인가, 자신의 길을 헤쳐나가면서 그 길에서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 문제는 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리는 그 방법을 알아야 한다. p64

 

개발자는 공학자인가? 예술가인가?

 책에서 말하는 예술은 '틀에 박힌 사고가 아닌 자신만의 지도를 만들어 나아가는 것', '예술이 막강한 힘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내가 좋아하는 개발자 지인이 있다. 그 사람은 개발을 예술로 한다. 내가 그렇게 부르는게 아니라, 주변 개발자가 그 사람을 가리켜 진짜 그렇게 말한다. 부가 설명을 하자면, 이론적으로 있는 개발 이론을 실제로 끄집어내 남들이 다 안 될 거라 말하는 것을 기어코 만들어 낸다. 그래서일까 주변 개발자들은 그 사람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호불호가 명확하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니까 공학자가 아닐까? 기술에 대한 끝없는 탐구는 공학자라는 근거를 뒷받침해주는 게 아닐까? 하지만 개발자 지인을 살펴보면 예술가 같기도 하다.

 한 발짝 물러나서 바라보면 개발자라는 건 직업의 한 분야일 뿐이지, 거창하고 대단한 것이 아니다. 공학자도 아니고, 예술가도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공학자 또는 예술가를 만든 게 아닐까? 개발자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 해당되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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